지버리쉬

속도와 목적지

트루라이 2023. 7. 13. 11:58

신칸센 

갑자기 신칸센이 생각이 나서 찾아봤더니, 신칸센이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 시스템이라는 걸 알게 됐다.

무려 1960대에 개통... 우리나라 KTX는 2004년에 개통했다고 하니... 아니, 우리나라 KTX를 만들기로 하면서 기술을 들여온 프랑스 TGV가 일본보다 17년 늦었다고 하니, 일본이 얼마나 빠르게 고속열차를 시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나자, 왜 일본 사람들이 신칸센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그런게 있었는지 알겠다. 세계 최초... 2000년대 이전에는 도쿄 관광이 첨단 문명의 이기를 찾아보는 이미지가 있었다는데, 그게 신칸센 때문이라고 하니 그런 생각을 갖을 수 밖에...

난 왜 일본 사람들이 철도 매니아도 있고, 철도 시간표 책도 있고, 에끼벤이 어쩌구 하는지 몰랐네...

추리소설 속에 철도 시간을 이용한 트릭이나오고, 드라마 속에서 기차 사진 찍으러 다니는 여자가 왜 나오는지 몰랐었네...

흠흠.. 우리나라의 KTX와는 느낌이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는 신칸센인 듯 하다. 

 

신칸센에 대한 정보를 읽고 있자니, 왠지 최근에 봤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가 생각났다. 

신칸센이 생기게된 처음 목적이랄까... 그건, 1930년대에 일본과 중국을 잇는 선로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중단되었다가 됐다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서 만들어 졌다고 하는데...  목적이야 어찌 되었던 간에, 고속열차라는 기술에 집중해서, 전에 없던 열차를 만들고 운행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신칸센도 그렇고 KTX도 그렇고 대략 시속 250키로미터로 달리는 것 같다.

비행기는, 시속 800키로미터 혹은 1,000키로미터...

자전거는 나는 시속 15키로미터 정도로 달리지만, 빨리 타는 사람은 40~50키로로도 달리겠지?

달리기는 나는 시속 7키로 정도...

걷는건 시속 4키로 정도 되려나...

다양한 속도들...

 

목적지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는 빠른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하고 또 좋은 것 같다. 

뭔가 그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를 불완전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목적지가 없다면 어디로 시속 천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릴 것인가?

그리고 시속 천킬로미터의 속도로 그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달려간 곳에는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인가?

그래도 어찌되었건간에 목적지에 도달해야 그곳에 더 있을지 아니면 다음 목적지를 어디로 정해야할지가 결정할수 있으니까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가볍게 집 근처 까페에 걸어가서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것과

동남아시아 호텔 프라이빗 비치의 썬베드에 누워서 칵테일을 마시는 것,

그 둘은 얼마나 다른 것인가?

같은 장소에서도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 인간인데, 장소가 다르면 더 다양한 변주가 있겠지만

과연 장소의 다름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인간에게 제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건 인간이 아닐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여행도 그 곳의 공기가 주는 느낌, 냄새가 주는 기억도 있지만,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의 표정, 몸짓 그리고 호의,

새로운 환경에 함께 처하게 된, 같이 간 사람과의 상호작용. 

그런 사람 간의 작용들이 그 여행의 기억을 더 진하게 해주지 않나 싶긴 하다.

나의 목적지는 어떠한 장소가 아니라 어떠한 인간 인것 같은데, 목적지가 지도상에 나타나지 않아 도달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다. ㅠㅠ

과연 내가 죽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곧, 여름 휴가이다.

아직 뭘 할지 정하지 못했는데...

신칸센을 타러 도쿄에 가볼까?

신칸센을 타고 보이는 후지산을 눈에 담고 와볼까?

어찌되었건, 떠나고 또 돌아올 곳이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