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키우기
남는다는 것
트루라이
2023. 12. 16. 20:59



올 해 봄에 샀던 로즈마리.
애지중지 키웠는데,
한순간 훅 말라 죽어버려서,
내 심장도 바짝 말려버리더니…
혹시나 싶어 물꽂이 했던 줄기 하나,
말라 죽어가는 비실한 줄기 끝 쪽 하나 잘라 물꽂이 했던게,
물꽂이에 뿌리를 내고
흙으로 옮겨져서도 아직 죽지 않고 있다.
그렇게 쉽게 죽어버린 로즈마리가… 아직 살아있다…
뭔가 앞뒤가 안맞지만, 여튼…
이 두 줄기는 계속 살껀가?
이 겨울 얼은 듯 조용히 있다가… 봄에 죽을껀가?
무섭게 성장했던 민트는 지금 얌전히 잎을 노랗게 하나 둘 떨어트리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눈도 없고 코도 없고 피부도 없는 녀석들이
실내에만 쳐박혀있는 녀석들이
겨울인걸 어떻게 아는 걸까?
햇빛 대신 식물등이 있고
바람 대신 선풍기가 있어도
실내에 거의 밀폐된 공간에 갖혀있는 처지인데,
계절을 느끼고 계절의 흐름을 어느 정도 따라가는 녀석들이 신기하다.
로즈마리는 죽을껀가 살껀가?
생명이 유지되는 이유는 뭔가?
죽어버리는 이유는?
한 나절의 물 부족에도 죽어버리더니,
물속에서 뿌리내리고, 혼자 꿋꿋이 살아남는 이유는 뭔가?
식물이라서 생각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
인간이라면 내 가족 친구들이 갑자기 다 죽어버린 상황에서 혼자 살아남았을때…
인간도 계속 살아가겠구나 ^^;;;
생명이 뭐길래
살아있다는 것이 뭐길래
그렇게 쉽게 죽기도 하고 이렇게 끈질기게 살기도 하는 걸까…